지난주에 결국 학교에서 약 처방을 받아왔다. 오늘로 5일째.
근데 눈앞에 약통을 두고는 이걸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루에도 몇번씩 구글링만 하면서 고민하고 있다.
무엇보다 졸립고 멍해진다는 말이 가장 두렵다. 남들은 그냥 괜찮다고 먹으라 하는데... 그런 말조차 내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은 생각에 괜히 섭섭하기만 하다. 부작용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겁이 덜컥 나서 머리만 복잡해지고 도저히 먹을 용기가 안난다. sert*aline 25mg 가지고 이러고 있는 거 알면 다들 웃을텐데 ㅠㅠ 내가 원래 겁이 많기도 한데 이건 좀 과한 두려움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어쩔수없다... ㅠㅠ
게다가 약처방을 해준 의사는 이번주부터 2주간 휴가다.
휴가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2주간 예약이 이미 다 차버려서 다음번 예약은 오늘부터 한달 후다. 한달 !!
궁금한게 많아서 결국 오늘 다른 사람(NP)을 예약해서 잠깐 만났는데
결국 뭐 그냥 자기 환자도 아니니 그냥 그 의사가 그렇게 처방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믿어보라는 말 뿐...
부작용이 어떻게 나타날지는 유전자의 문제이고 본인도 그보다 상세한 답은 줄 수 없다는 답변 뿐. 뭐 그렇겠지. ㅠㅠ
요즘 학교 클리닉을 너무 자주 가는데
처음에는 케어받는 느낌에 좋았다가 지금은 갑자기 매우 외로운 기분이 든다.
다가오는 디펜스와 여러가지 걱정과 고민들은 결국 혼자서 해결해야 하고
이 많은 상담사와 의사들 중에 내 몸과 증상에 정말 관심을 갖고 함께 책임감을 가지고 도와주려는 사람은 없는거구나 싶어서.
Mental health practitioner들이야말로 그런 병들을 가장 사무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인 것 같기도 하다는 느낌...
사실 머리로는 당연히 이해가 되는데 그냥 왠지 섭섭한 마음이 든다.
어쨌든... 원래는 오늘 저녁부터 먹으려고 했는데
이러다 오늘도 그냥 넘기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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