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3. 8. 20. 02:55

작별을 한번 두번 할 땐 괜찮았는데

자꾸만 하다보니까 어느순간 실감이 나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마음의 무르기가 물러지기 시작했다.

 

부모님, 남자친구,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몇몇 친구들 ...

늘 성취지향적이기만 한 나에게 사랑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삶으로 알려주는 사람들.

받아온 사랑을 뒤늦게 깨달으며 마음이 감격해하는 하루하루다.

 

여기까진 좋은데 . . .

그때마다 자꾸 동생이 생각난다.

우리 요섭이가 못 받은 사랑, 그에게 절실했던 그런 사랑들을

내가 다 몰아받고 있는 것 같아서 참을 수 없는 미안함이 몰려오는 몇몇 때가 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떠나는 연습을 매일매일 하면서

그때마다 또 동생과의 이별이 생각나는 것도 사실이다.

가벼운 작별로 생각해도 되는데,

자꾸만 내가 아직도 완수하지 못한, 현재진행중인 내 마음 속의 이별이 건드려지는 것 같다.

지금 헤어지면 정말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 .

삶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렇다.

이 세상은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 . .

진실이긴 하지만 내겐 너무 확대되어 받아들여지는 그 진실.  

내 삶의 확고했던 바운더리가 어디 간거지 ㅠ.ㅠ

 

하나님이 좀더 나를 정말 지켜준다고 . .

내 삶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이제는 뺏어가지 않을거라고

그렇게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

하나님 정말 이젠 그런 슬픈 작별은 너무 싫어요.

내 삶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면서도

그렇게 좋은 순간들에 이렇게 좋은 게 계속 지속될 리 없어 . . 하는 지나가는 생각들.

그런 게 전 너무 힘들어요.

하나님이 또 그런 걸로 저를 다루실까봐 겁이 나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온 이야기  (2) 2013.08.24
생각지 못한 만남들  (0) 2013.08.20
요즘/돌아온/요즘/더워서  (0) 2013.08.09
외로움  (2) 2013.08.01
영어뉴스 사이트  (2) 2013.07.30
posted by shy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