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주일 저녁

shys 2012. 10. 28. 23:25

주일에 교회 다녀와서 우울해지는 경우가 은근히 있다.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내 인격의 엉망됨이 한꺼번에 뒷피로처럼 몰려와서 그런 것 같다.

뛰어도 뛰어도 벗어날 수 없는 그림자처럼

결코 사라지지도, 숨겨지지도 않는 내 엉망됨 그 자체 ㅠㅠ

게다가 오늘은 하늘은 아련한 먹빛에, 은행은 노랑노랑 은행잎

내 동생이 가루가 되었다는 게 갑자기 너무 슬펐다.  

집에 돌아와 마음을 달래려고 한잠 잤다.  

딱 삼십분만 아기처럼 자고 일어나면 논문을 쓸 힘이 날 것 같았는데

두시간이나 자버리고, 이렇게 주일 밤도 다 지나가는구나.

마커스 찬양 듣고 있는데 마음을 너무 위로해준다.

난 왜 이렇게 엉망일까.

내가 얼마나 무익한 죄인인지 깨닫고 싶다.

분열되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싶다.

다 엉망이다

 

이번주는 다시 십자가 앞에 마음을 모으고

뜨거운 기도는 아닐지라도 진실한 기도를 드려야지

내 생각이 헛된 걸 좇아갈 때

내 삶이 10분 남았다면 어떻게 할까 생각하면서

진실한 한 걸음 한걸음씩을 걸어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