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1 00:29
1
매일 유흥가를 걸어 걸어 집에 오고 있다.
밤시간이면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아저씨들을 흔히 마주칠 수 있는 동네.
오늘은 길에 엉거주춤 서서 낡은 핸드폰 화면을 눈아프게 들여다보는 아저씨를 봤는데(사실 비슷한 아저씨들이 둘이나 더 있었다) 어쩐지 마음이 아팠다.
2
대개는 뭘 써도 딱히 좋아지는 걸 모르는 내 피부.. 근데 어제 에뛰드하우스에 들러 산 마스크팩은 정말 좋은 것 같다.
오늘 아침 일어나니 피부가 완전 물먹은 피부였음 >_< (이런 경험 처음 해본다)
이 집은 햇빛이 너무 잘 들어서 아침에 화장대에 앉으면 피부 구석구석이 다 보인다. 처음 며칠은 거울 볼 때마다 충격과 공포였음.. 내 피부가 이렇게 나빴나 충격에 또 충격. 이젠 그냥 적응돼서 원래 열심히 사는 인간의 피부는 다 이렇게 현실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3
집 바로 앞에 마트가 있다. 첫날 정수기 설치가 안돼서 생수를 사러갔는데, 생수 2리터를 1100원에 팔아서 기뻤다. 아주 저렴하게 파는 곳인가보다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예를 들면 도토루 넬 드립(?) 이건 1600원에 판다. 그리고 며칠전엔 귤 사러 갔는데 비싼 것 같아서 안 샀다. 그리고 여기 청소 안한다 ㅠㅠ 오늘은 집에 오면서 캔커피 두개 사러 갔는데 (네스카페 마일드 빈- 하나에 400원. 저렴하긴 하다) 손에 뭐 커피 물같은 게 묻었다. ㅠㅠ 아저씨가 미안하다면서 휴지 줬는데 기분이 찝찝했다. 밝은 조명에 깨끗하게 진열된 마트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 동네는 그런 거 없다.
4
아, 한가지 생각났다. 이 동네에서 좋은 것 두가지. 하나는 근처 파리바게뜨에서 파는 치즈 식빵이다. 이것도 이사온 첫날 우연히 구매하게 된 건데, 처음엔 일반 식빵인 줄 알고 사왔는데 먹어보니까 느무느무 맛있었다. 덩어리 치즈가 막 뭉텅뭉텅 들어있고 빵은 살살 부드럽다. 오후 한시쯤 나오는데 금방 없어진다. 백수 아니고서야 누가 이런 걸 사먹겠냐고 ㅠㅠ 또 하나는 비행기다. 비행기가 정말 낮게 뜬다. 엄마 말로는 돌 던지면 맞을 것 같다고 했다. (물론 그 정도는 아니다 ㅋㅋ) 그리고 꼬리를 보면 아시아난지 대한항공인지 보인단다. 이것도 난 눈이 나빠서 모르겠다. 다만 유흥가를 걸어 오면서 살짝 슬퍼질 찰나에 빌딩 사이로 지나가는 커다란 비행기를 보면, 기분이 확실히 좋아진다. 둥글둥글 순한 물고기같기도 하고, 꼬마자동차 붕붕 같기도 함.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논문 미팅 끝나고 일찍 자기 싫은 밤 (0) | 2012/02/23 |
|---|---|
| 투신 뉴스 (0) | 2012/02/21 |
| 이사온 지 일주일. (2) | 2012/02/21 |
| 이사 (0) | 2012/02/18 |
| 영혼이 숨쉬는 느낌 (0) | 2012/02/02 |
| 공부한 얘기 (0) | 2012/02/01 |
